History of Challenge
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4 일째
추억에 잠기기 좋은 봄비
2004-02-22
See : 407
Reply : 0
Write Reply
배가본드
Diary List
History
일기 작성시 태그를 입력하시면
이곳에 태그가 표시됩니다.
일기장 설정에서 숨길 수 있습니다.
이곳에 태그가 표시됩니다.
일기장 설정에서 숨길 수 있습니다.
어젠,
봄 비가 상당히도 내렸다.
상당히 가뭄이 해소되고, 거리가 깨끗해져 좋은거 같다.
반가운 봄 비.
어젠,
부모님이 간곡히 추천했던 추억의 여자.
어쩜 인연이 맺어지길 바랬던 그 여자.
그 여자와 재회했다.
봄비가 날 그렇게 아련한 추억속으로 이끈건지....
그녀의 전화를 거절하지 못하고 나갔다.
광명쪽으로 오란 것을 한사코 영등포를 고집했지.
< 무 의미한 재회 >
그렇지.
과연 무슨 의미가 있다고 만나야 한단 것인지...!!
덥썩 약속을 했지만.....
그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약간의 뚱보였던 그녀가 날씬해져서 조금은 달라졌다.
멋을 낸다고 했지만 왠지 어슬퍼 뵈는 모습.
회사를 다닌단 말만 할 뿐,
끝내 어디라도 밝히지 못하는 심정.
내 앞에서 자존심 세우나?
노 총각였던 시절에...
30이면 노 총각이었겠지?
부모님의 성화로, 맞선을 봤었다.
아니, 맞선을 보기 전에 이미 그녀의 아빠가 날 와서 면담까지 하였기에
생소한 만남은 아니지....
-제법 부자였던 그녀의 집안.
-오빠들이 서울에서 출세하여 우리집관 비교가 되질 않았고...
-그 집안 내력을 충분히 알았던 아버지..
손해난 결혼은 아닐거다.
하는 안목였나?
싸락눈이,
눈앞을 가렸던 그해 겨울.
그녀의 집을 찾았었다.
어머니, 중매했던 사람, 셋이서....
대궐처럼 컸던 그 집.
허나, 어딘가 썰렁해 보였던 그 집.
이미, 난 서울에서 살았던 이력때문에 그런 것들이
눈에 찰리 없었지.
긴 생머리 찰랑대면서 들어왔던 그 녀.
-큰 키와 몸집 좋은 글레머.
-가무잡잡한 얼굴과 크지 않은 눈.
웃을때의 볼 우물만이 매력의 전부였지.
-어쩌냐?
난, 복스럽고 잘 살겠던데.....
하시던 어머니.
-글쎄요, 어쩐지 미련스러워 뵈서....
-잔소리 말고 이번엔 약혼사진이라도 찍고 가..
황당했다.
이미 마음은 이게 아닌데, 사진을 찍으라고...!!!
결혼한 부부가 첫날밤에 비로소 처음 얼굴 본단
옛 사람들의 혼인.
이해가 된다.
당자는, 철저히 배제한채 두 집안의 부모가 결정했던
결혼.
어머님 보담은,
아버지가 그런 사고가 더 강했던거 같다.
완고하고, 권위적이고.....
-아부지 말씀,
새기고 긍정적으로 곰곰히 생각을 해 볼께요.
위기를 이런 식으로 넘기고 올라왔지만....
그런 답을 성사하는 걸로 알았던 걸까?
나주역까지 나왔던 그녀.
(기가 막힐 일이다.어쩜 그렇게 센스가 둔할까?
부모님을 속이기 위한 시간벌기란 것을 왜 모를까?)
나중에 서울서 조우했던 그녀.
내 마음은 변함없었다.
절대로 , 절대로 ........
-아파트를 사준단다.
-공직을 집어 치우고, 오빠 회사에 들어갈수 있다.
-결혼을 미룬 이유가 돈이라면 내게도 돈이 있다.
그렇게 응수함서 집요한 미련을 보였던 그녀.
-미스 리,
난, 지금 결혼할 처지도 아니고, 내겐 돈도 없어요.
누구 못지 않게 집이라도 한채 사놓고 떳떳하게
결혼하고 싶어요.
그게,
10 년이 될지 그 이상이 될지 지금은 감이 잡히질 않아요.
글고, 결혼은 서로가 비슷한 처지의 사람과 해야죠.
우리집관 비교가 안되게 잘 사시잖아요?
그런 설득이 전혀 먹혀들지 않았었다.
난,
암튼 그녀보담 먼저 결혼했고.....
결혼을 절대로 하지 않겠단 것에 자기 부모가 속을 썩혔단 소문은
한동안 들었었다.
우린 간단히 반주 곁들여 식사하고.....
노래방으로 갔다.
-배신자.
-흔적.
-사랑의 미로 등등..
노래로 섭섭했던 마음을 전하는거 같다.
-한 동안,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아세요?
아마도, 아버지가 위암으로 사형선고만 받지 않았어도...
한 평생을 혼자 살려고 했어요.
아버지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 하고 말았지만...
이런 결혼하지 않고 살았을 거예요.
그 누군가를 미워하면서........
-다 부질 없는 짓예요.
철부지 짓거리고.....
지금 행복하잖아요?
그럼 됐지, 뭐......
-그래요.
허지만, 난 결코 잊혀지지 않을거 같아요.
죽을때 까지....
3차를 맥주집으로 끄는 그녀를 달랬다.
아마도 맥주집엘 가면 알콜의 힘을 빌려
울고 말거란 예감.
그런 난감한 순간을 맞고 싶지 않아서다.
-다 허무하고, 부질없는 짓거리를.......
이것도 아름다운 추억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