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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외출

 

강남구 청담동,
서울서도 부자들만 사는 곳.
그 부자동네에 오랫만에 외출했다.

부자동네 살면 신분이 상승한가?
그런 사고에 젖어있는 사람들이 있는거 같다.
그럴 여유도 없으면서 헛 바람만 들어서..
웨딩홀은, 바로 지하철 청담역 곁에 있었다.

 

1 시간이면 가겠지?
착오였다.
대림에서 7 호선으로 갈아타야 한단 것이 제법 시간이
소요된단 사실을 너무 간과한 것.

 

어제 12 시는,
웬 봄비가 그렇게도 줄기차게 쏟아지던지....
우산을 썼어도 아랫도리가 많이 젖었다.

딱 10 분 지각.


식은 진행중였다.
이미 식장은 많은 사람들이 자리잡고 있었고,
아는 얼굴도 몇명 보인다.

목례로  인사를 대신하고.....
빈 자리에 가만히 앉았다.
신랑 친구인듯한 사회자가 한참 신랑을 골탕(?)먹이고 있다.
-엎드려 뻐쳐해라...
-만세 3 창 하라...
-난,
이 00 을 사랑한다.
-신부 엄마를 엎고, 실내를  한 바퀴 돌아라..
-신랑 , 신부는 사랑의 표시로 키스를 하라 등등..
 
요즘의 예식풍경.
과연 이게  좋은 모습인가?
코메디 같다.
일생의 반려자를 만나서 엄숙히 선서하고 새 출발하는
자리에, 마치 코메디언들의 리어설 처럼 보인 풍경.
여기 저기서 폭소와 함께 휘파람 소리가 들렸지만,
아름다워 보이지 만은 않았다.
그 몇분간의 식중에 진땀이 날 정도로 긴장했던 나..

<어서  예식이 빨리 끝났으면....>
지금의 신랑은 만면에 미소가 떠나지 않고,
사회자 지시에 즐거이 따르고 있다.
재밋나 보다.
 
식당은 바로 아랫층.
하객이 모두 식당으로 내려왔나?
아마도 , 신랑측과 신부측이 공동으로 한 식당으로
잡았나 보다.

-자신의 차와 버스가 충돌하여,거의 반신 불구자가
될거란  예상을 했던   강 근식씨.
그런 기우를 털고, 그도 참석했다.
그 후유증인지, 요즘도 가끔 밤엔 통증을 자주 느낀단 애기.
-그래도 이 나마 다행이지 뭐야?
다들 당신 불구 된줄 알았다니까...
함께 근무할때, 퍽 성실하고 꼼꼼해서 상사의 인정을
받았던 사람.
이젠, 그의 머리도 반백에 가깝다.
그게 세월의 흔적인걸....
 
두 번이나 상사로 모셨던 박 00 씨.
그 분이 손짓한다.
함께 합석, 대화를 했다.
멀쩡한 아들이 등산중에 쓰러져 긴급 후송했으나...
잃고 말았단 애길 나중에 들었다.
40 이 넘은 장남을 먼저 보냈으니, 부모된 심정은 얼마나
괴로울건가?
퍽 늙어보인다.
맘이 괴로움은, 몸 마져 이렇게 망가지는건가 보다.
일어설줄 모르고 있는 하객들.

 

잠시후에,
신부측의 부모가 식당을 돌며 일일히 인사한다.
-이렇게 궂은 날씨에 와줘 고마워....
-동장님, 사위 잘 얻었어요.
-내 딸은 이쁘지 않고 이 사람아? 하하하..
-건, 두말할 필요없구요..
이런 가벼운 농담까지 잊지  않는다.
그래도 썰렁한 식장 분위기가 아니라 많은 사람이 눈에
띄어 한결 마음이 가뿐했다.

-사람은, 인연을 맺기 보담 그 인연을 이어간단 것이
더 어렵고 소중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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