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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자의 변


  어언 이렇게 시간이 흘렀군요.
참 시간이 너무도 빨리 가는거 같아 믿아지지 않아요.

10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했는데....
그 강산이 세번을 변한 세월을 덧없이 보냈으니.....
갖가지 착잡한 마음이 교차하네요.

이젠,
모든 것을 접고, 6 월이 되어 떠나겠지만...
< 공로연수 >란 그럴듯한 수사에 포장되어 가야 하나
봅니다.
잠수 4 개월.
헌데, 왜 공로연수란 단어가 살갑게 다가서지 않은 걸까요?
한 평생의 노고를 위한 휴식을 주는데 말입니다.

< 떠나는 자는 말이 없이 가야 합니다>
허나,
가슴속의 말은 남기고 싶습니다.
어찌 보면 짧은 시간이 아닌 긴 시간.
지금은 덩그마니 서 있지만, 그 사이에 경험했던 잊지 못할
추억들.
이찌 회한이 없다 하겠어요?
주마등처럼 스치는 기억들이 뇌리에 새겨집니다.

어찌 보면,
30 여년의 공직생활.
화려한 뒤안길로 사라지는 그런 퇴장은 아니지만,
나름대론 성실히 살아왔다 자부 하고 싶습니다.
출세한 것도 아니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부서에 근무도
못해 봤지만, 나름대로 제 위치에서 최선은 다 했습니다.
승진도 좋고, 출세도 좋지만.......
그 사람의 위치에서 성실히 살아온것도 중요하단 생각입니다.
결과가 아닌,
그 과정도 소중하단 애기죠.
무능하고, 나이찬 사람의 푸념이라 해도 이해해 주실걸로 압니다
오늘은, 이해하고 용서해 줄거라 믿기때문이죠.

동료애가 남달랐고, 선배를 존경하고 받들던 시대.
끈끈한 정이 숨쉬던 그런 직장.
그런 시대에 공직에 투신했었죠.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선배를 위해 양보의 미덕을
보이던 시대.
- 지금도 그런가요?
선배를 위해 양보하는 그런 겸양의 미덕이 있나요?

-자신의 승진을 위해선,
어제의 동료는 물론, 선배도 밟고 올라서는 풍토.
누가 봐도 능력도 없음서 마치 자신이 잘난 사람으로
착각하고 거들먹 거리는 사람.
성실과 능력으로 인정 받기 보담 어떤 끈과 인연으로
출세하려고 하는 출세 지상주의자들.
한줌도 안되는 ,
그 짧은 영화를 위해 혈안이 되어 발버둥치는 모습.
작금의 현실이고, 슬픈 공직사회의 자화상입니다.

떠나는 마당에,
이런 쓴 소릴 한다고 나무라지 마십시요.
떠나는 때가 아니면 어찌 이런 불경스런 소릴 할수나
있겠습니까?
너무도 비정하고 이기심에 차 있는 현실이 슬퍼
이런 넋두리 하나 봅니다.

-자기를 위하기 보담 조직과 분위기를 위해 헌신하는
아름다운 마음.
-아무리 계급사회라 해도 인생의 선배를 인격적으로 대하는
아름다운 미풍.
-서로 믿고 화합하는 그런 직장.

30여년의 공직생활중,
이곳에서 10 년을 보냈습니다.
어찌 보면 제 2 의 고향같은 생각도 들고 양천구 주민으로
살아갈겁니다.
댓과 없이 공직을 무사히 마친것도 선배, 동료의 덕분이란
생각을 합니다.
우연히 마주치면 아는체 하는 그런 관계로 머물고 싶습니다.
댁내의 건강과 행운과 발전도 함게 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긴글 읽어 주어 감사합니다.

2004 년 2 월 27 일.
전화: (집) 2602-84xx
(핸드폰) 010-7979-84xx
김 00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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