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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외로울땐 친구가 좋아


  

아침 등산길에 재호의 전화.
-오늘 바빠도 술 한잔하자
-다음주에 하자고 해 놓고선...
-오늘 시간내서 갈테니 점심 시간에 만나자..
-오케이....
자주 전화하지 않던 녀석이 그제 어제이어 오늘도
한걸 거절하기가 어려웠지.

녀석도 6 월이면 끝이다.
그 세월동안 파출소장한번 해 보지 못하고
부 소장을 끝으로 막을 내린단다.
그게 자신의 힘으로 되지 않지만....
-이젠 좀 쉬지,, 뭐하러 나가?
-할일 없으니까..

사당동 친구가 운영하는 사우나로 모였지.
목욕탕에서 시간 보낸단 것이 젤로 억울한거 같아
목욕탕엘 언제가고 이제야가는지 모른다.
-나 같은 사람이 있음 아마도 목욕탕 문을 닫을거야..
탕에서 오랫동안 있지도 못하지만,
그런 곳에서 시간을 보낸단 것이 퍽 억울하단 생각이다.

63kg...
2kg이 빠졌다.
머릴 쓴단 것이 그렇게 만든건가 보다.
불과 1 개월 사이에 2kg이 빠졌으니...
딱 60kg 으로 맞춰 버릴까...
몸은 가볍긴 하지만 살이빠졌단 것이 반갑지 만은 않다.

오랜만에 만나 보신탕 산단 걸 삼겹살 먹자했지.
같은 나인데도 나 보담 5 살은 더 먹어 보이는 재호.
아마도 대머리 탓일거야..
녀석은 가발을 쓰지 않음 60 대로 보이니까..
덩치도 크고 걸죽해서 그런가?

공인 중개사 준비한다고 한심하단다..
기껏 정년후에 그런 공부하느냐는거지..
-그럼 넌 뭐 할건데...?
어떤 계획이 있어?
-그냥 배 두드림서 놀란다..

군대 제대후에 곧장 들어온 나와 비교해서
녀석은 늦게야 들어왔다.
그런 탓에 나 보담은 몇 천은 더 모자란 액수의 퇴직금을 탄다.
그게 그거지만.....

그래도 송파의 노른자위의 아파트를 진즉사둔탓에 상당한
재태크를 한거와 다름없다.
집을 사도 그런곳에 샀어야 했는데.....
35 평형이 6 억을 훗가한다니....
그걸 팔아 변두리로 나오라 했더니 그곳이 정이들어 떠나고 싶지
않단것...
내가 여길 떠나고 싶은 거과 사뭇 다르다.

혈기왕성하던 30 대 였을거다.
녀석도 빵빵하니 잘 나가던 시절이고....
1 차 만남후에 우린 이 놈이 이끄는 적색지대로 갔었다.
술 김에 그랬을거다.
-야,
여기 내 친구들이다,
너희들 서방님처럼 모셔라...
녀석이 이곳에선 왕이었다.
그 지역을 담당하는 순경이라 지역에선 왕이겠지...

여자의 부끄러움과 자존심 조차도 다 던져 버리고
처음 본 남자앞에서 벼바별 쇼를 벌이던 그곳 여자들
그걸 숨을 죽이고 킥킥 거림서 봤던 우리들..
우리안에 갖힌 히한한 동물을 보는듯한 격이었다.

참 거긴 지금도 있는가?
젊은 시절엔 누구나 한번은 호기심으로 기웃거렸던
적색지대(?).....

오랫만에 만나 격의 없는 대화를 해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친구들.
지금 나 보담은 재호가 더 외로운거 같다.
난, 그래도 어떤 목적이 있지 않은가?
그 목적을 이룬다해도 대수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뭣인가에 신경을 쓸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거..

-너와 자주 만나고 술도 한잔씩 해야 하는데 좀 봐다오..
9월 지나면 자주자주 산이나 다니자..
-암튼 열심히 해라.
술 한잔 했더니 몸도 정신도 맑아진거 같아 좋다.
순간적인 알콜의 효과겠지..
그래도 술이란 좋은거다.
세상의 모든것이 아름다워 보이니....
그녀의 전화가 몇번이 울렀지만 게의치 않기로 했다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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