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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은이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본 목소리.
잊을수 없는 목소리 <은이>

어떻게 알았을까?
감추려 해도 노출된 신분이라
꼼짝없이 걸려든거라 모른단 것이
더 이상하지....

< 은이 >였다.
한때 가슴이 얼얼하도록 좋아했던 여자.
한때는 깊이 빠져든 여자.

-사랑이란 건 관념이 아닌 부딪치고 늘 함께
해야만 진정한 사랑이란 것을 보여준 여자..
그런 소신을 열정으로 보여준 여자..

빠른 말소리며, 정확한 발음의 서울 토박이의
그녀의 목소리.
여전했다.

-나 잊지 않았어?
금방 목소리 알아보네..
-잊을리가...
목소리 뿐 아니라 네 모습까지도 그릴수 있을거
같은데 잊다니...??

<은이>는 자그마한 체구에 볼 우물이 지는
귀여운 형의 여자뎠다.
이쁜 색종이에 자신의 감정을 담아 편지로 전해주길
좋아했고, 십자수를 만들어 그걸 자신의 정성의 표시로
주길 좋아했던 여자..
이런 저런 날자를 정해 작은 소품을 선물하길 좋아했던
여자...
자신이 사준 티를 입고 나오면 기뻐했던 여자..

너무 집착이 심했었다.
그게 늘 부담으로 다가섰지만....
여자란 그런건지 모른다
집착에 빠지게 된단 거...
그게 진정한 사랑의 모습인지도...

-ㅈ 씨는 이기적이야
어떻게 그렇게 냉정하게 거리감을 둘수 있어?
정말로 무서워....
내가 살자고 할까봐 그런거야?
-우린 늘 거리감을 두어야 하는거야..
그건 이성간에 어쩔수 없는거지..
그랬었다.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도 그 한계란걸 두려고 했다.
결코 만남이 평생의 긴 인연으로 만들고 싶은 복잡한 감정은
갖고 싶지 않았다.
가까운 친구의 감정으로 만나고 싶은 것..
그게 이기심이란다.
그건 나이가 더 많은 내가 바르게 가르쳐 준게 분명한데...
자기에게 무너지지 않은....
빠져들지 않은 냉정함을 못내 서운해했다.

늘 그런 자리, 늘 그 거리감.
이런 것에 식상했을까?
다가서도 결코 가까워지지 않는 거리..
늘 서먹서먹한 위치.
온몸으로 다가서지 않는 이질감 같은것...

평소의 그런 서운함을 그년 가끔 술자리에서 토로하고
화풀이를 하곤 했다
술의 힘으로, 때론 울고, 소리치고....
그리곤 또 다시 사과하고 그랬었지.

그래도 함께 있는것이 좋았었다
다소곳이 술 자리함께 하고 노래방 가고...
상당히 오랫동안....

우린 서로간에 헤어지자 그만 만나자..
그런 애길 없이 어느 날에,
그렇게 우린 멀어지고 말았었다.
그런 헤어짐이 너무도 당연한건데...
그 이후 한참후에 우연히 길에서 만나서 차 한잔하고
그리고 어제의 전화...

-너 많이 변했겠다.그지?
-너무 뚱뚱해져서 보기가 그래..
-그 키에 뚱뚱하면 가관이겠네.
어쩌냐, 그게 세월인데.....

다시금 재회가 의미가 있는가?
이미 그 때의 마음과 사랑이란 어설픈 관계.
지금도 그런게 남아있을까?

좀 생각을 해봐야 겠다.
그게 의미가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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