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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친구 처럼 연인 처럼...

 

 

그녀와 오랜만에 만났다.
자주 만나지 못한 것에 늘 약간의 불만을 갖고 있던 그녀.
그 맘은 알지만...
책을 봐야 한단 이유로
자주 만나지 못했던게 사실.

-짧은 머리, 옅은 감색의 염색머리.
늘 긴 생머릴 고집하더니 변화다.
-여자가 머릴 자르면 심경에 변화가 있다던데.??
혹시 애인 생긴거 아냐?
애기 해봐 이해 할께...
-멋있게 보이려고요?
-누구에게?
-모든 사람들에게....

전에도 그랬지만...
긴 생머리 치렁 치렁한 것보담은
짧은 머리와 단정한 머리를 좋아했던 나..
-남자들은 여자들 긴 생 머릴 좋아한다던데?
-취향이 다른 거겠지....

헤어스타일만 달라졌는데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나이도 몇 살은 덜 들어 보인다
-야, 그렇게 짧은 머리가 얼마나 보기 좋아
정갈해 뵈고 단정하고...
5살은 더어려 보인다..
-피~~~
듣기 좋으라고 한말인줄 알아요..

얼마전에,
ㅅ 동장과 갔었던 회집.
-오셨어요?
아는 체하는 주인.
이런 것도 하나의 상술이겟지.
고객을 기억한단 것 만으로도 감동을 줄수 있다는것..

오랜만에 분위기 좋은 곳에서 백 세주 한잔씩했다.
그녀도 기분이 좋은가 보다.
고삐 풀린 망아지 처럼 요즘 여기 저기로 다님서 만나고픈
사람들을 만나고 모임을 갖는다.
매일 운동도 빠지지 않고 나간다
한결 몸이 유연해 진거 같고 컨디션도 예전처럼 좋아졌다.
다시 그녀와 관악산도 자주찾고 못한 산행도 다시 시작해야지
그 동안 방안에 갖혀 지낸 시간들.
얼마나 따분하고 한심하던지....

<25 일 12 시 시청앞 광장으로 꼭 나오세요.
뭉쳐야 합니다.
학원 비상대책위원회..>
또 문자 멧세지가 왔다.
이미 끝난 일을 어쩌란 말인지...
<바보 들의 행진>으로 볼거 아닌가?

11월 30 일 우리 학원 모임 갖어요
장소는 신림동 3 번 출구 롯데앞.
-회장 이 정자...
서로 모여 아픈 가슴을 위로하잖애기다.
거긴 가야지..

그녀와 2 차는 노래방.
노래방도 오랫만이다.
그녀의 18 번은 립스틱 짙게 바르고...
몇년전이나 변함없다.
수준급은 아니어도 들어줄 정도의 실력은 갖고 있는 그녀.

-우리 언제 여행가요?
-지금 상황이 그럴 상황이 아냐..
미완의 싯점에서 홀가분하게 여행을 갈거 같아?
남의 심정도 모르고...
-일단 이번 일은 마무리 되었으니까...
-답답한 일이다.
어떤 것도 성취 못하고....
차라리 취직이나 할걸
괜히 엉뚱한 사람 취직 시켜주고 난 뭐야?

여전히 우린 친구다.
긴 세월을 함께 했어도 아직도 친구 같은 감정.
그저 편하게 비밀을 간직 하지 않은 마음편한 친구같은 감정.
앞으로도 그럴수 있을까?
추하지 않게.....
미워하지 않게...
순수하게...
그런 사이로 머물거다.
-역시 넌 짧은 머리가 어울려..
절대로 길지 말아..
-누굴 위해서?
-날 위해서....
이 사랑하는 친구를 위해서...
사실 네 헤어스타일에 관심 갖은 사람은 나빼고 누가 있어?
-많지요..

경쾌하게 걷는 모습이 한결 발랄해 뵌다.
-여자란 가꾸기 나름이야....
늘 변화를 모색하는......
마음이 외로울때 대화를 나누는 편한 친구 같은 그녀.
의미있는 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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