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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개봉동에서

여기  좋은 집이 많으니 여기 한번 와 봐요..

<순>의 전화.

엉뚱한 개봉동으로 갔었지.

-정 붙이고 살면 서울은 어디나 같은거지 뭐..

꼭 여길 고집해야 할 이유가 어디 있담??

 

안산에 산집을 둘러보러 가기 위해 한번 들렀던 개봉동.

개봉 전철역 부근에서 y와 만나 곱창을 먹었던 기억 빼곤

<개봉동>은 생소한 곳였다.

 

광명등과 연결이 쉽고 광명역과 개봉역이 양편에 있어

교통사정은 여기 보담 좋아 보였다.

집 값도 비슷했고....

 

<순>도 함께 보러다녔다.

너댓군데 보았으나 여기도 마찬가지.

좋은 집은 없었다.

한편에 치우쳐 있던가 향이 나쁘던가...

위치가 좋은 곳은 내 영역이 아니거나...

 

-헌데 왜 여기가 비교적 쌀까?

교통망이든, 모든것이 좋은데.....

서울의 끝이라 설까?

바로 다릴 건너면 광명시라서....??

 

다리만 아프게 돌아다니다 보니 늦었다.

순호와 소주한잔했다.

긴긴 인연인가?

30여년전의 인연(?)이 아직도 좋은 관계로 이어오고 있다고

생각하니 참 묘한게 사람의  인연인가 보다.

 

-집을 사지 못할 처지면  제가 보태면 안될까요?

-그러긴 싫고.....

내 힘으로 사야죠...

한사코 매달리던 <순>

그렇게 애기했지..

부모님의 강요(?)에 의해 선은 봤지만 결혼은 털끝마치도

없었다.

이건 아니었다.

헌데도 왜 그리도 집착을 보인것이었을까?

무척도 적극적였다.

그러면 한발 물러나는 건 나였고..........

어언 30 년 전의 일이다.

 

-그때 왜 날 피했어요?

난 결혼하고 싶었는데, 솔직히........

-그게 인연이 아닌거지.

그렇게 밖에 더 해줄 말이 없었다.

싫은건 싫은거니까..

여유있게 산다고 거들먹 거리는 것도 싫었고...

공직을 그만 두고 오빠 회사에 와서 근무하란 것도

자존심 상한 애기였지.

오죽했음 저녁 식사조차도 않고 뛰쳐 나왔던가?

그런 거부의 맷세지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매달렷던 <순 >

인연은 이렇게 따로 있는데....

 

그 30 여년의 애증의 세월을 딛도 다시 만나 소주 마신단 애기

참 묘한 일이다.

그녀와 결혼하지 않은건 지금도 잘한 일인거 같다.

내 스타일은 아닌거니까...

 

-더 좋은 집 있거든 연락해요?

-그럴께요, 기왕 사실거면 이 근방에 사요

그래야 자주 만날거 아닝예요?

-멀다고 자주 못 만나나..성의지...

 

생뚱한 개봉동에서 보낸 하루

마지막 술 자리까지...

나와는 반대편으로 사라지는 그녀의 모습이 좀은 쓸쓸해 뵌것은

왠일일까?

이미 오래전에 잊혀진 얼굴인데.........

아픈 추억조차도 없는 그렇고 그런 사이였는데...

계절이 가을인 탓인거야.

내가 외로운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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