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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4 일째

고백

참 세월이 빠르다.

귀엽고 앙징스러울 정도로 이쁘던 너.

내 기억엔 항상 <소녀>의 모습으로만 자리잡고

있는 넌데.....

네 아들이 결혼한다니...

그 간의 세월이 어쩜 이렇게 빠른가?

 

너를 첨 본건,

c.t 가기 훨씬 전....

12 살의 생기 발랄한 모습으로 외할머니

집을 찾았을때...

넌,

늘 할머니와 함께 오곤했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로 남은 어머니가

2 살난 널 남겨두고 재혼했단 사실.

-어쩌면 저런 이쁜 딸을 두고 재혼했을까?

너도 원망스럽다고 한참은 찾질 않았었지.

널 버리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 다른곳으로

간 어머니가 원망스럽기도 하겠지.

허나,

2 살난 딸을 델고 한 평생을 혼자서 살고 있는

여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너무도 당연한 일인데..............

너라도 그런 상황이라면 혼자 산다고 장담할수

있었겠어?

그런 친 어머니의 집을 한참후에 함께 찾았었지?

너무도 당황하던 그 어머니 모습.

널 억지로 떼고 혼자서 떠났단 사실

그런 죄책감에 괴로웠을테지.

어머닌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었겠지.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았으니까...

 

-이렇게 살려고 재가 했나?

넌 그렇게 중얼거렸던거 같았어.

그리고 어머니에게도 원망스런 시선을 보내곤 했지.

네 눈엔 그런 모습의 엄마가 좀은 안되어

보였을 테니까.....

 

<준>아.....

여자가 자신의 행복을 위한 발거름을 어떻게

비난만 할수 있겠어?

어머니의 입장에서....

 

암튼,

넌 요정같았어.

그 당시의 내 눈엔....

-사랑스럽고 귀엽고 예쁜....

내가 얼마나 널 좋아했는지 모르는지...??

넌, 늘 일정한 위치에서 미소만 보냈지.

어정쩡한 위치.

친척이라고 할수도 없는 위치.

하긴 그런 위치가 아니람,네가 과연 내  곁에 맴돌수

있었을까?

그렇게 하루종일 놀아줄수도 없었을거야.

 

 

네가 와서 머문 몇일.

난 환희였고 즐거움였어.

널 바라본단 사실앞에..........

들로 산으로 놀러다닌단 사실앞에...

너에게 온갖 꽃을 따다주고 삐비도 뽑아서

너에게 주곤했지.

하루 종일 들로 산으로 돌아다녀도

마냥 즐겁기만했지.

그리고 네가 훌쩍 떠난 며칠은...

어떻게나 허전하던지...??

넌 몰랐을거야.

<또 올땐 더 재밋게 놀아야지.>

허지만 네가 와도 늘 나와함께만 있어주질 못했어,

널 좋아한 애들이 나 만이 아니거든.

그래도 넌 나와 젤로 함께 같이해 줬어.

내가 너무 잘 해 줬나?

 

그리고.......

한참의 세월이 흐른뒤에........

넌, 깜찍한 모습에서 좀은 발랄하고 귀여운

성숙한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났지.

까만 반 코트의 귀여운 모습으로....

널 혼자키우는 할머니가 널 위해 모든 것을

다 해 주셨을테니까....

당차고 세련미가 줄줄 흐르는 네 모습.

천사 같았어.

요정 같았고.....

네 할머닌 외할머니 보담 더 아름다우신거 같았어.

그 당시의 내 눈엔...

결혼 후에도 어쩜 그렇게도 사이 좋은 자매였는지...

외할머닌 네 할아버질 미워했지.

술로 가산을 탕진하고 동생을 고생시킨다고...

매일 술속에 살고 있었던 그 할아버지.

당연히 미워했을거야.

 

-나 이 오빠 사귄다?

한번 사진 보여줄까?

-그래?어디......

옆모습의 훤출한 25 살의 미남의 사진.

그 사람이 네가 사귄단 오빠.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어쩜 그렇게도 서운하던지...

내 맘속에 자리 잡은 네가 떠나야만 한단 사실.

나 아닌 좋아하는 이성을 사귄단 사실.

그건 질투였지.

결콘 우린 사귈수 없는 사인데....

언젠간 떠나야 한단 것.

너도 나도 그런 상상은 못했지.

그래도 내 곁에 오면 네 맘을 갖을수

있었는데...........

이젠 영영 넌 다른 사람만을 좋아한단 사실.

그게 얼마나 아픈건지 아니?

네 마음이 다른곳으로 정착한단 것.

빼앗긴 자의 아픔.

넌 모를거야.

그게 짝사랑였나?ㅋㅋㅋ....

내가 좋아하니 네가 날 좋아한단 사실

그런것만 좋았지.

 

그 오빠 칭찬으로 침이 마르고...

듣는건 아픔인데도.....

-그 오빠 집안에서 사귐을 반대한다고 했어.

가진거 없고 부모없고 가정형편 뻔한 것을 오직 미모만을

보고 사귄단 것에 반대는 당연하겠지.

 

그 오빠가 ...

널 얼마나 좋아했으면 시골에 머문 며칠을

견디지 못하고 찾아왔었을까?

너 보담도 그 오빠가 더 좋아했을거야.

그런 모진 반대를 무릅쓰고 좋아했으니...

온 가족의 질시를 무릅쓰고....

순수하고 이쁜 너, 좋아한건 당연한데....

 

이윽고...

c.t에 갔을때...

넌 이미 그 오빠의 여자가 되어있었어.

이미 어쩔수 없는 그 사람의 여자.

임신을 한 너의 부은듯한 얼굴.

여전히 이뻤지만 이미 넌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있었지.

결혼도 하기 전에...

그 조마조마한 모습으로 한풀 꺽인듯한 모습.

날 보자 좀은 겸연쩍은 모습였지

너도 좀은 부끄러워했을테니까.....

그 호랑이 같은 할아버지.

그렇게 보고만 있었다니 이해가 되질 않았지.

하긴 술이면 모든것이 끝인 할아버지.

그 오빠가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상상이 가지.

들낙거려도 보고만 있는 할아버지.

 

결국 그 사람과 결혼했단 소문.

군대있을때 들었지.

참석할수 없는 위치라서 먼데서 축하만했고...

휴가와서 그 딸을 사이에 두고 사진을 찍었어.

그런 사진을 바라본 그 오빠가 질투를 했었나?

그 사진을 버리라고 했단것.

그럴거야.

마치 우린 신혼 부부처럼 보였을테니까.....

귀대후에도 난 그런 오해를 받았었지.

그 사진땜에....

 

 

아주 어린 시절에......

넌 내 마음에 그렇게 깊은 영상으로

새겨있었지.

너 보담은 훨씬 더 깊은 영상으로...

너 말고는,

더 이상의 예쁘고 귀여운 소녀상은 없었으니...

 

-아름다운 꽃은 젤로 먼저 꺾는다.

그런 것이었을까?

널 결코 소녀로만 남겨두질 않았으니....

18 세라는 어린 나이에....

가야만 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지?

나도 그래.

조금은 더 내 곁에 머물수도 있었는데......

 

네 딸을 유심히 살펴보곤 했지.

네 어린 모습을 찾을수 있을가 해서..

아니었어.

너 보담은 훨씬 못한 모습.

미모에서 널 따라올수 없었지.

키가 더 크단건 빼곤 모든것이 너보담 못해.

두딸 모두가...

-왜 준의 딸은 자기 엄마같지 않아?

너모도 못생겼지?

-나도 그래..

아빠도 엄마도 천상 미남 미년데 말야...

아마도 궁합이 맞질 않나 보지.

옥인 그렇게 말하더라.

 

훌쩍 긴 세월을 뛰어 넘어 오늘.

드디어 남은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장가보낸단 날.

밖에 비가 오구나.

그래도 가야지.

오늘 휴강도 결심했어.

오직 널 보려고......

결혼이란 것 보담도 너와 함께 시간을

갖을수 있었단 것.

그리고 그 시절의 네 친구들을 볼수

있다는 사실.

가슴이 설렌다.

-오빠 결혼식 끝나고 꼭 우리집으로 와서 놀다가?

알았지?

내가 애길 하지 않아도 꼭 그래야 해

친구들도 올거야

그립잖아?

-그래야지...

 

내 머리속에는,

아직도 넌 귀엽고 깜찍하고 발랄한 만년 소녀.

앙징스러울 정도로 귀여운 모습으로 남아있어.

그런 추억조차도 없는 사람들.

그에 비하면 얼마나 행복하니?

나만 가만히 꺼내볼수 있다는 소중한 추억.

너로 인하여.....

오늘에야...

고백한다,

널 향해.........

<준>아,

널 진정 좋아했고......

그래서 행복하고 소중한  추억을 갖고있어.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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