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3 일째

운명

 

항상 내 곁엔 어머니가 생존해 계실줄 알았었다.

그렇게 허무하게 가시는 것을...

좀더 잘 해 드리지 못한 것이 두고 두고 가슴에 맺힌다

다 소용없는 것을...

 

지난주에 모친상을 당한 ㅅ 교수님.

그래선지 얼굴이 꺼칠하고 수척해진거 같다

이 보다 더 슬픈일이 어디 있을까

육친과의 이별처럼...

그 이별이란 것이 잠간 동안이 아닌 영영이별이란데

슬픔이 큰것.

그래도 그런 티를 내지 않으려고 평소와 다름없이

열강을 하지만 어딘지 힘이 없어 보이고 말은 없어도

내면의 슬픔이 채 가시지 않은 표정을 엿 볼수 있었다.

그렇다고 생업을 내 몰라라 할수 없어 나왔을 테지만...

 

쉬는 시간에 들렸다.

위로라도 해 드리고 싶었기 때문.

우두커니 앉아있는 모습

안되어 보인다.

-저 교수님, 문상이라도 갔어야 했는데 죄송해요.

어떻게 그렇게 갑자기....?

-그 날이 하필이면 울산까지 가서 저녁강의 시간였어요

그 소식을 듣고 와 보니 뭐...

겨우 한 시간 뵐수 있었나요

이미 의식은 없었고요.

-아니 어떤 병이길래 그렇게 ..??

-심장마비죠.

좀 빨리 손을 썻더라면 모를텐데 왜 원주로 가셨는지?

가까운 서울을 두고서..

경기도 양평에 살거든요

앞으로 전원주택도 절대로 교통 나쁜곳을 선택해선 안될거 같아요

이번 보니까..

겨우 71세라서 좀 그래요

-좀 서운하겠어요

저의 부친도 71세였는데 서운하더라구요.

-의식있을때 뵙지 못한게 그래요

하필이면 그 날이 울산을 갔으니...

 

매뚜기도 한철이라고 강사들도 젊었을때 돈을 벌려고

한두곳이 아니고 지방까지 원정하면서 강행군하는

강사들이 많다.

그래서 건강을 해친 강사들도 많단다

너무 무리한 거지.

1 주일을 죽....

그러니 얼마나 지겨울까?

생업이라고 해도 앵무새처럼 맨날 그렇게 떠들어야 하니...

 

점심이라도 함께 할까 했는데 그럴 여유가 없는거 같다

담에 하기로 하고 작은 성의만 표시했다.

나 처럼 개인적으로 성의 표시한 사람도 몇은 있나보다.

난 ㅅ 교수가 좋았다

어딘가 순박하고 솔직한 성격이 맘에 들었었다

그래서 다른 교수들보다 점심도 더 많이 한거 같다.

어딘지 모르게 정이가는 타잎.

 

어쩔수 없이 강단에서서 강의는 하지만 지금의 심정이 오죽할까?

어머님과 단 한번의 대화도 못한채 보내드리고 왔으니 가슴은

얼마나 답답하고 회한이 서릴까..

 

허지만 모든것은 운명인거 같다

이별까지도....

 

-교수님, 너무 맘 아파 마세요

운명인걸 어떡해요.

그래도 힘 내세요.

어쩝니까 살 사람은 그래도 살아야죠.

다 가는건 마찬가진데....

단지 얼마 먼저 간단것 빼곤 같잖아요

그 가는 길이란게.....

다음에 점심이나 한번해요

-고마워요.

이렇게 찾아와 주시니....

미소짓는 모습이 서글퍼 보이고 외로워 보인다.

가까운곳에 의지할곳을 잃었으니 당연한데....

 

이별없이 살았으면................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2 사랑과 고독, 그리고... 7010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