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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3 일째

미련

장마기가 소강상태란다

오랫만에 밝은 햇살을 보게 되어 기쁘다

늘 그러듯이 평소에는 그 소중함을 모르다가도 막상 사라지면 그리워 지는 법

작열하는 태양도 가끔은 그리워 질때가 있다

요즘같은 장마기엔 음습한 습기가 컨디션을 저하시킨다

따사로운 햇살이 비쳐준다면 얼마나 반가운가..

 

-낼은,

가까운 산이라도 한번 다녀올까 봐요.

-그러시죠 운동후엔 반드시 근육을 풀어주는걸

잊지 마시구요

10여일을 물리치료 받았지만 그 다지 어떤 치유효과를

느낄수가 없었다.

윤국장님과 모처럼 갈려고 했더니 상가집에 갔단다

어쩔수 없이 혼자서 올랐다

가장 편안한 코스로 오르니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여전히 왼발이 부자유 스럽다

둔탁하지만 가벼운 통증도 느낄수 있고...

<이거 영영 고장 난건가?

이러다가 관절염으로 변하는거 아냐??

그럼 이젠 산은 끝이지..>

건방진 상상을 다 해본다

지난번에 어떤 노인이 그렇게 말했지.

-나도 10여년전만해도 도봉산을 매일 두어번 오르곤 했어요

날랐지,

그러다가 관절염으로 더 이상 못갔지만 지금도 엊그제 같아요.

 

10여일 전에,

약간의 통증은 있었지만 괜찮겠지..

그렇게 편하게 다니던때보다 외려 더 아픈거 같다

시큰한 느낌이 영 감이 좋지 않다.

-건강에 대한 자만심.

-청소년기에 많이 걷는것에 대한 자신감

그건 오만이지.

자신의 능력은 영 아닌데 그런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알고 있는 자신감.

나이를 생각하고 천천히 오르고 내려왔더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것을 너무도 자신감에 충만되어

마음만 앞선거 아닐까...

몸은 따라주지 않은데 맘이 앞서서 무리한 것이

이런 지경이 아닐까..

 

지난번,

다시는 전화도 하지 말라고 함서 잡았던 손을 뿌리치고

돌아섰던 나.

<명>에게 전화했다.

-언제 시간있음 소주한잔 사세요

그래야  되는거 아닌가?

-그래요,한가한 시간내어 한잔 사죠.

-전화줘요.

-네.

다시 전화가 왔다

낼 오후에 어떠냐고?

-낼은 약속이 있어 안되요

-그럼 담 주에 연락드릴께요.

 

8개월간 어떤 소득도없이 무의미한 만남을

가졌었지.

처음이나 마지막 만나는 날이나 같은 그런 위치.

-왜, 내가 명을 만나는건가?

그녀 말대로 친구로 사귈려고?

술 마실 친구가 없으니 가끔 불러내 소주나

마실려고??

ㅋㅋㅋ.......

그럴 필요성이 없다

명은 그렇게 살갑게 다가서는 여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감칠나게 애교가 넘쳐서 매력을 풍기는 그런형의

여자도 아니다.

대화를 이끌어 가도 어떤 진전도 어떤 화답도 없다.

-우리 그냥 친구로 만나요 네?

-나는 여자친구가 필요없어요.

 

맨날 만나도 어떤 가까움도 느낄수없고..

늘 그 자리에서 맴도는 위치

그래서 결단(?)을 내렸지.

-우리 이젠 그만 만나요

이렇게 만나는건 아무런 의미도 없어요.

나 주위에 술 마실수 있는 친구 많아요

왜 <명>과 친구로 술을 마셔야 해요?

-.......

그럼 전화할께 한번 만나서 식사라도 해요.

-그럴 필요없어요

깡그리 이 자리에서 밎어요

우린 역시 통하지 않은 사람들이란건 아시죠?

그러니 이 시간 후엔 어떤 전화도 연락도 맙시다.

-.......

 

오기가 생긴다.

늘 약속시간에 늦게 나타나는 것은 뭐고 늘 내가 식사든 술이든 사야 하는건

뭣이란 것인가?

가끔 말로만 산다했던 그녀.

말로만 한 약속들

늘 늦게 나타난건 예사고...

그럼서도 미안한 표정은 찾아볼수 없었고....

<함량 부족한 여잔가?

이혼을 했단 것도 남편이 선수쓴거 아닐까?

이렇게 성실하지 못한 여잘 어떻게 믿어??>

잘은 몰라도 이혼의 일정 부분은 명에게도

있을거란 상상을 해 본다.

 

담주 만나면 이젠 편안하게 대화해 야지

그리고 진정한 충고도 해 주고.........

-명씨는,

다 좋은데 너무도 기본 메너가 없는거 같아요

늦은건 있을수 있다지만 그렇게 다반사로

늦음 짜증나죠.

누가 그렇게 약속을 어긴 여잘 진실된 여자로

볼수 있을가요?

<약속시간을 하찮은 것으로 아는 사람은

모든것을 다 그렇게 볼거라 봅니다

그러지 마세요

진실로 다가서고 싶다면 진실된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다며는 먼저 성실히 다가서세요>

 

-여행을 가자.

-언약식을 해야 하지 않느냐...

무슨 애긴지 모르겠더라.

언약식?

말로 약속하는게 언약식 아닌가?

남녀간에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것도 아닌데

무슨 언약식인가?

암튼 서운한 말을 해 줘야 겠다.

그렇게 하는게 진심으로 생각해서 그녈 위해

주는 마지막 충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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