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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4 日目

보슬비

-비가 내릴거 같진 않은데 산에 갈까요?

-그러지 헌데 우산은 꼭 준비하라고..

혹시 산에서 비를 만나도 뭐든 써얄거 아냐..

-일회용 우비 있음 되죠,

 

비가 오락가락하긴 하지만 하늘을 보니 비는 올거 같지 않아

<윤국장>께 전화.

관악산 바로 가까운곳에 거주하고 있어 언제든 갈수 있는 상황의 그분

요즘은 이렇게 명산이 가까운곳에 있는 거주지가 부러워 뵌다

여건만 된다면 이런 산이있는 동네로 이사 오고 싶다

<까치산>은 산이라기 보다는 산책로 정도라서..........

 

어제 ,

j와 함께 산행했던 그 길로해서 늘 우리가 가는 <고향 보리밥>집에서 점심과

민속주 한잔하는게 산행후의 보람.

파전과 함께 하는 텁텁한 민속주의 맛

우리조상들이 그렇게 즐겨 먹었던 막걸리.

여태껏 막걸리에 대한 편견을 말끔히 씻어버리고 즐겨 마시게 된게 바로

이 <고향 보리밥>집.

이 맛갈쓰러운 맛집을 개발한 분이 <윤 국장님>

 

비도 적당히 내려 땅은 촉촉히 젖고 바람까지 살랑 살랑 불어 산행엔

안성맞춤의 날씨다.

관악산엔 도토리 나무가 많은가?

아직은 푸른 도토리가 떨어져 있다

산행하는 게 목적인지 아님 도토리 줍는게 목적인지 나이든 사람들은

도토리 줍기에 정신이 없다

직접 만들어 도토리 묵을 쑤어 먹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도 와이프는 도토리 주워다 줘도 만들줄 모를거야.

 

30여분만 더 가면 목표점인 <고향 보리밥>집

-어디세요?

저 그곳으로 갈까요?

j의 문자멧세지.

어젠 산행하지 못할거 같다더니 시간이 된건가...

 

막 그곳에 도착해서 막걸리 한잔 하려니까 달려오는 그녀

뭐가 그리도 바빳던지 넘어져서 턱밑에 상처가 생겼다.

-얼마나 오도방정을 떨었으면 여자가 넘어져?

부끄럽게.........

j 는 좀 그런편이다

성질이 급하고 신중하게 생각하질 않고 즉흥적으로 처리하는 깔끔하지 못한

덤벙대는 성격.

아마도 늦은거 같아 그렇게 덤벙대다가 다친걸거야

어젠,

산행중에 넘어져 무릎이 또 까졌지.

 

셋이서 막걸리 먹다보니 윤국장의 여자친구가 생각난 모양인지

전화를 한다.

-아니 옆에 김 선생은 여자친구가 여기까지 왔는데 난 무언가?

여기 올래, 금방..??

그때 여기서 점심도 한두번 먹었던 그 여잔가 보다

자전거를 너무도 잘 타는 건강미 넘쳐 보이던 그 중년여자.

-그래?

그럼 우린 점심하고 갈거니까 <별밤>이란 찻집으로 와요.

 

셋이서 한되 반을 먹었다.

j는 술을 좋아한 편.

점심은 먹지도 않고 술을 먹는단다

그리고 처음 만나는 <윤국장님 >앞에서 수다

옆에서 눈치를 줘도 듣질 않는다

그건 습관같은거...

술탓으로 돌리지만 그건 습관이고 주정인거지.

옆에서 장단을 맞춰주고 고갤 끄덕이지만 속으론 욕했을거야

j의 대책없는 잔소리와 불필요한 말들.

-전요, 이런 분위기 너무도 좋아해요

헌데 이 분은 그런 분위기 연출도 못한데요

좀 가르쳐 주세요...

이런 뚱딴지 같은 애길 한다고 해서 누가 좋게 봐줄리도 없는데 왜 그런지......

 

신길동에 산다는 그 여자 친구

참 대단한 열정이다

이렇게 보슬비가 내리면 여잔 맘이 뒤숭숭해지는가...

닥달같이도 달려온 그 성의.

<윤국장님>을 좋아하는가 보다.

 

-<별이 빛나는 밤에....>

유원지 입구에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

술을 좋아하는 j와 윤국장은 맥주 마시고 우린 커피 한잔했다.

너무도 비가 조용히 내린다

이런날에도 삼삼오오 형형색색의 우산을 들고서 오가는 연인들

비가 내리면 집에 있는게 아쉬운가 보다

-난 저렇게 젊은 사람들이 정답게 거니는 모습조차도 아름답게 보여

이 세상이 모든것이 왜 그렇게 다 아름답게 보일까?

-평소에 보통으로 보이는 것들이 어느날에 아름답게 보이고 소중하게

보인단 것은 그 만큼 나이가 들었단 애기랍니다.

<별밤>은 관악산에 오는 젊은 연인들을 겨낭해 실내 인테리어에 신경을 쓴 흔적이

있어 보인다

연인들은 점심후에 이런 분위기 좋은 곳에서 차 한잔할거야

밖으론 안양천의 맑은 물이 흐르고 초록 빛으로 물든 숲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

정경이고 겨울엔 흰눈이 분위기를 연출할거 같다.

70년대, <별밤>은 얼마나 많은 우리세대가 귀 기울어 들으며 잔잔한 음성으로

이끌어 가던 디스크 자키의 속삭임에 매료되었던가?

고요한 적막을 환상적인 음악으로 이끌던 그 프로.

이 모든게 향수지.

귀에 익은 팝송에다 감미로운 음성으로 속삭여 주던  그 시절의 프로.

지금도 그런 프로가 있다면 그렇게 깊은밤에 잠을 설치며 들을수 있는

낭만이 과연 남아 있을까.....

 

밖에는 가는 보슬비가 내리고 우린 카페안에서 거니는 행인들을 바라보며

차 한잔을 마시는 운치.

이런 분위기는 여자들이  더 좋아한다.

1시간만 있자고 했던 약속이 무너지고 두 사람은 얼굴이 홍조가 필 정도로

맥주를 더 주문했고 j의 분위기 파악하지 못하고 속사포처럼 쏘아대는

주절거리는 주정을 들어야 했지만 그래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술을

마시는 꼴이 별로 좋아보이질 않는다.

 

-넌, 늘 애기하지만 술을 마시면 말을 하지 말어

너무 잔소로 들릴지 모르지만 여자의 술 주정은 결코 좋아보이질 않아

품위가 없어 보이고........

오늘도 그래

말이 많다 보니까 실수를 하는거야.

그 윤국장이나 여자친구도 널 결코 좋은 인상으로

 봐줄거 같질 않은데 그렇게 생각이 들지 않아?

-그렇게 내가 주접을 떨었어요?

뭐 그정도는 아닌데.....

-넌 네 자신을 너무 몰라.

네가 대단한 존재인거처럼 그렇게 하는것도 그렇고 너무 말이 많은것도 내가

보기엔 마이너스야...

좀 조신하게 처신 하지 못해?

-그렇게 비쳤음 안돼는데.......?

눈치를 주시지요.

-넌 그런거 몰라.

술을 먹으면 막무가내야.

 

오는길에 퉁명하게 쏘아 부쳤다.

신경이 써지는가..........

-오늘 고마웠어요

담에는 보다 더 주의하고 처신잘 할께요.

말은 좋다.

도라서면 잊어버리는 그녀의 성격을 내가 모를줄 알고?

천성인걸 어떻게 고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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