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Sign Up
배가본드
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4 일째

능곡 외출

-낼 11시까지 능곡사우나로 나올래?

-왜?

-ㅊ 의 농장에서 고구마 궈 먹기로 했어.

-기왕이면 고구마 보담 오리나 궈 먹고 오자꾸나

-그것도 좋지.

재호의 어제의 전화.

능곡에서 불가마 사우나 운영하는 ㅊ 의 초댄다 보다.

 

초등학교 동창중에도 그래도 맘이 통하는 친구들 몇만 초대했단다.

그 중에 여자친구도 두 명이나 왔다.

<삼자>와 < 금자>

참 우리세대엔 < 자> <순> <님><숙>자 등으로 끝나는 이름이 많았지.

눈이 부리부리해서 왕눈이란 별명을 얻었던 <금자>

아버지가 면장이란 점도 그렇고 부유층으로 이름나서 치맛바람도 상당한 그의 어머니

그 덕에 금자는 담임으로 부터 총애(?)도 상당히 받았던 애였다.

유독 눈도 크고 마스크도 개성적으로 이뻐서 그런 총애를 받았던건 아닐까.

그 미모는 아직도 건재(?)했다.

그의 남편은 공교롭게도 중학교 2년선배와 했지.

매사에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금자.

 

<삼자>는 중국인 며느리 감을 얻었단다

유학온 중국여자를 아들이 우연히 사귀여 양가의 허락을 받아 금년안에 혼례를 치를

거 같단 애기

착하고 이쁘다는 그녀의 며느리

자랑이 떠나갈듯하다.

너무 자랑이 지나쳐 듣기 민망하다

그건 그녀만의 자랑이지 우린 상관도 없는 일인데 눈치도 없이 왜 그리도 자랑을

하는건지...??

-우리 삼자 며느리 잘 얻었다고 박수로 축하해 주자.

박수까지 쳐 주었지만 그 자랑은 끝날줄 모른다.

며느리 자랑이나 자식 자랑이나 팔불출에 속하는건 모르는지??

 

고양시 인근의 야산을 사서 산에다 각종 채소와 고구마를 심어서 우린 현지에서

싱싱한 채소와 미리 준비해간 오리를 로스구이 해 먹었다.

20여평이나 되는 너른 원두막까지 이미 지어져 있었다.

멀쩡한 야산을 간벌한단 핑게로  밭으로 만들어 온갖 채소를 재배하는 ㅊ .

남자 5명, 그리고 여자 2명이 먹은 소주만 20여병이 넘은거 같다.

맥주도 몇 박스

난 맥주가 맞지 않아서 입에 대지도 않았지만 엄청나게들 먹는다.

<술>이란 술술 넘어가서 술이라 했다던가...

 

편안한 원두막에서 로스구이로 먹는 오리의 맛

기가 막힌다.

11시에 도착해서 오후 6시까지 마셨으니 얼마나 마셨는지 모른다

차 안갖고 오길 잘 했지.

차 갖고 왔다면 부담때문에 어떻게 술을 마실건가?

물론 많이 마시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의 부담때문에 마실수 없다.

많이 마셔서 가지고 갈수 없다면 그 농장에 두고 가도 된다지만.......

 

-야, 너 이 사진 볼래?

슬며시 보여주는 <택>이.

그가 몰래 사귄다는 애인사진이란다

너무도 새파랗게 젊어 보인다.

-몇살?

-이젠 38세란다

-참 너 능력 좋다

어떻게 그런 도둑 맘보로 사니?

네 나이가 몇인데 그런 영계를 사겨, 그래도 양심의 가책이 안들던?

-내 정도 나이면 그게 맞는거야

그 여자가 좋다는데 뭐...

-그건 네 말이지.

녀석이 허우대가 멀쩡하고 사교춤에 도사라서 아마도 그런 곳에서 사귀었을거야

그렇지 않고서 어떤 여자가 그에게 따라올건가..

이성간의 문제는 아무도 모른다지만.......

그의 핸폰에 그 여자의 사진까지 넣고 다니니 상당히 가까운 여잔가 보다.

참 재주도 좋은놈이다.

 

술만 들어가면 입이 거칠기로 소문난 <헌>

그도 이젠 나이가 어쩔수 없는지 많이 좋아졌다

술도 자제하고 말수도 전보담 줄었고...

나이가 들면 사람이 성숙해 지는건가 보다.

 

머리에 염색도 않고 늘 팔팔해서 총각처럼 보였던 <ㅊ>

그도 이젠 주름이 늘었고 뭔가 모르지만 나이테가 들어  보인다

세월이 어찌 그만 비껴 갈건가?

<나이>는 못 속인단말.

맞는 말인거 같다

내 얼굴을 보면 그런 생각이 문득들곤 한다

어느 사이에 내 얼굴이 저렇게 주름이 늘고 나이가 들어 보일까?

나 자신도 모르게 반짝이던 얼굴이 형편없이 처져있는걸 본다

-나도 세월을 비껴갈수 있는 능력은 없다.

다만 더디게 오는것을 바랄뿐..........

 

날씨도 좋은 가을.

맘에 맞는 친구들과 맑은 공기 마시며 술 한잔하고 놀았던 하루

너무도 즐거웠다.

전에도 ㅊ 가 몇번이나 농장에 놀러오란것을 거절했던게 조금은

후회가 된다

이렇게 멋있는 농장으로 바꾼줄 알았더면 놀러 올걸...

 

어젠,

와이프가 신월동 집을 판게 잘못되어 훨씬 더 많은 양도세가 나온다는 세무서

직원을 면담하고 와서 낙담이 커서 하루내 기분이 꿀꿀했는데...........

오늘 그 우울한 기분을 말끔히 씻어 버렸다.

<세금>을 더 내란 말에 좋아할 사람은 아마도 아무도 없으리라.

 

하늘이 맑고 높은 가을.

그리고 10월 1일.

무공해 채소에, 해  맑은 고구마에 먹고서 즐긴 하루.

어렸을 적에 <가을 운동회날>마치나 보람을 느낄수 있는 하루였다.

분위기가 좋았고 부담을 느낄수 있는 자리가 아니어서 였을거다.

 

 

 

 

 

 

 

 

 

 

 

 

 

 

Write Reply

Diary List

12 1992 사랑과 고독, 그리고... 7011 독백 98

History

Kishe.com Diary
Diary Top Community Top My Informa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