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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47 일째

순은이 빛나는 이 아침에....

 

 

 

 

눈을 밟으면 귀가 맑게 트인다.

나뭇가지마다 순은의 손끝으로 빛나는

눈내린 숲길에 멈추어 선

겨울 아침의 행인들.



원시림이 매몰될 때 땅이 꺼지는 소리,

천년 동안 땅에 묻혀

딴딴한 석탄으로 변모하는 소리,

캄캄한 시간 바깥에 숨어 있다가

발굴되어 건강한 탄부(炭夫)의 손으로

화차에 던져지는,

원시림 아아 원시림

그 아득한 세계의 운반소리.

이층방 스토브 안에서 꽃불 일구며 타던

딴딴하고 강경한 석탄의 발언.

연통을 빠져나간 뜨거운 기운은

겨울 저녁의

무변한 세계 끝으로 불리어 가

은빛 날개의 작은 새,

작디 작은 새가 되어

나뭇가지 위에 내려 앉아

해뜰 무렵에 눈을 뜬다.

눈을 뜬다.

순백의 알에서 나온 새가 그 첫 번째 눈을 뜨듯. (후략)

 

-오 탁번님의 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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