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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해, 봉제산으로 올라와 바람좀 쐬고 소주한잔 하자구..
이종사촌 처남의 전화다.
가까운 곳에 사는 이유보다는 대화가 통해 가끔 만나 소주한잔하곤 한다.
오후 4 시경의 봉제산.
한동안 함박눈에 내렸다.
약간은 미끄러워 산길이 쉽지 않다.
약속장소인, <봉제산 장기동우회관>도착했다.
말이 좋아 회관이지 이건 허름한 비닐 천막으로 빙 둘러친 허물한 가건물,
바닥은 맨 땅이다.
삐걱거리는 의자와 장기판을 놓은 허름한 탁자가 전부.
20여평되는 장소엔 나이든 노인들이 장기에 열중들이다.
어림잡아 30여명은 될거 같다.
바둑은 흥미를 느껴도 장기는 문외한.
저렇게 싱거운것을 왜 두는 걸까..
평소에도 여긴 노인들이 이렇게 많이들 모인단다.
마땅한 갈곳없는 분들이라 시간 보내기 좋은곳인가 보다.
동네 노인정도 아무나 가는데가 아니란 애길 들었었다.
역시, 그곳도 돈이 있어야 한단다.
회비는 물론이고, 가끔은 점심도 사고 술도 사야만 제대로 대접을 받는단 애길 들었다.
돈의 위력이 절실한 곳이 그곳이라고 한단다.
그래서 정말 어려운 사람은 갈수조차 없단애기.
k 구청 뒤의 보신탕집.
조용하고 분위기 좋다.
-나,
이번 6월에 구의원 출마해 볼가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구의원을 나오신다구요?
-한번 도전을 해 볼가하고 생각 중이야, 의견을 물어볼려고...
-글쎄요?
갑자기 물으니 그렇네요.
공직에 퇴임도 했고, 자식들은 나름대로 성공해서 살만하겠다.
생활도 기반을 다졌겠다..
뭐 평범한 생활에서 벗어나고픈 욕망인가?
-난,
공약을 이렇게 할려고 해.
당선되면 모든 수입을 주민을 위해 투자하겠다고..
어때 이런 공약이면 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가?
-글쎄요.
허나, 만약 낙선된다는 것도 가정해 보셨어요?
나 아는분중에 두번의 낙선으로 몇억의 빚만졌어요.
-뭐?
몇억의 빚을 졌다고...
왜 그렇게 돈을 썼어?
-세상에 돈이 안들어가고 할수 있는일이 어디 있어요?
선거란 돈 먹는 하마예요.상상할수 없는 돈이.....
-난,
그렇게 하지 않을거야.
-아직도 정당공천을 받을수 있다는 확신도 없고...
-참신한 인물도 아니고(이거 처남이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특이한 이력이나 내 세울수 있는 비전도 없고...
-선거에 돈을 펑펑 쓸수있는 재력가도 아니고...
-60대 중반이란 너무 많은 나이도 장애고....
어떤 비책이나, 비전을 제시도 못하면서 무모한 도전(내가 보기에..)처럼 보였다.
급료등 모든 수입조차도 모두 주민을 위해 반납하겠다고 한다면 그럼 명예때문에 그런가?
구의원의 명예?
당선되었다고 얼마만한 명예를 얻는다고 그런가.
단언을 하진 않았지만........
냉정하게 생각을 하라고 했다.
거긴 진흙탕 싸움같은 곳이라 비장한 각오로 달려들어야 하는 곳이라고...
2번 당선, 2번의 실패한 연호형님의 오늘.
과연 얼마만한 부를 얻었고, 명예를 얻었는가?
-그까짓 구의원 한답시고 빚만 늘었어요.
왜 그렇게 할려고 했는지 모르겠어요.
형수의 자탄어린 애기가 얻은것 보담 잃은게 많았음을 보여준다.
정치란 아무나 하는게 아닌데...........
냉정한 시선과 객관적인 위치에서 충고해 줘야 한다.
빠져들면 자신은 모른다.
돈도, 이력도 비천한 처남의 도전은 무모한것이도 하지만, 낙선한다면 그 후유증은
넘 크기 때문이다.
-구의원이 의욕만으로 되는것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