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5 일째

그 놈이 부럽다

ㅊ 의 어머님께 새배를 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행사다.

자그마한 키에 깔끔한 피부와,적당한 몸매의 ㅊ 의 어머니.

 

올해 96세라곤 하기엔 너무 젊어 뵌다.

100살은 문제없을거 같아 보이지만.........

노인들은 모른다.

하룻밤사이에 운명을 달리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가까운 친구 4명이 새배를 했다.

-어머니, 오래도록 건강하게 사세요.

-이거 여태 까지 산것도 누만 끼치고 있어, 어서 가야 할텐데....

이렇게 오래사니 모든사람에게 피해를 주잖아?

말은 그래도 빨리 가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거다.

 

어머니와 같은 동갑인 토끼띠다.

89세에 가신 어머니에 비함 아직도 정정하니 얼마나 좋을까?

ㅊ 가 솔직히 부럽다.

아니 녀석이 이렇게 우릴 부른것도 장수하고 계신 어머니를 자랑하기 위함 아닐까?

은근히 장수가문을 자랑하기 위한......

아무런 힘없고 보탬이 되지 못하는 노인네라도 곁에 계신 자체가 얼마나 든든한

빽인데...

천연덕스럽게 귀염떨고 싶고, 뭣인가 자랑하고 싶고,감동주고 싶고....

부모님께 보여주고 싶은 자식의 마음.

 

관악산 자락의 전망좋은 현대아파트 45평형.

배란다 창문을 열자 바로 관악산 산책로가 눈에 들어온다.

여름엔,

너무 쉬원할거 같다.

20년정도 지은 집으로 7억 5천이면 살수 있단다.

이 정도의 세월이 흘렀어도 너무도 깔끔한 아파트.

다만,

진입로가 일직선으로 들어오는게 아니고 몇번을 꺾어 들어온단게 흠이면 흠이지만...

 

 ㅊ 를 포함해 그가 준비한 회에 막걸리 파티.

지난번 목욕탕에서 뇌졸증의  증세로 쓰러진후 충격받은 재호.

고기와 일체의 술을 끊고 강도높은 운동으로 체중을 75에서 70으로 줄였단다.

하긴 녀석은,

식탐이 워낙 강해 우리들보담 2배는 먹었었지.

녀석의 우람한 몸매(?)를 보면 숨이 막혀오곤 했는데...

그 나마 다행이다.

건강을 위해선 체중조절이 바로 첩경이란거.

신장은 비슷한데 나 보담 거의 10이나 더 무거운 재호.

필요없는 체중은 건강의 적신호 아닌가..

또 기헌이 녀석.

두주불사하던 놈도 술과 담배를 끊었다고 하면서 술을 들지 않는다.

아무렇지도 않게 막걸리 마시는 우리가 부런가 보다.

 

ㅊ 를 포함 5명이 오붓한 자리

많이도 마셨다.

ㅊ 의 어머님께 새배돈도 드렸지만...

우리도 받았지.

오늘만은, 나이든 어른이 새뱃돈을 주니까...

 

기분좋은 자리서 많이도 마셨지만...

오늘따라 엄니가 그립다.

살아생전에 이런 자리 한번 마련해 드리지 못한것도 한이되고...

지난 불효가 새삼 생각된다.

자식을 위해선 어떤 희생도 마다않는 부모님이지만,자식들은 그 반도

모르면서 살고 있으니........

 

- ㅊ야,

네가 솔직히 부럽다.

잘해 드려.

아무리 잘해 드려도 가시면 후회뿐이다.

든든한 엄니빽이 있으니 얼마나 넌 좋니?

있을때 잘하란 말 있지?

그러니까 잘 하란 말야 임마.

그래야 내년도 또 이렇게 모일거 아냐?

-그래..

취한 상태서 주절거리는 내 충고를 녀석은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였을까?

 

그래도,

그 놈이 솔직히 부럽다.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2 사랑과 고독, 그리고... 7006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