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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비가 내린다.
봄비.
비가 내린 후엔, 여기 저기 새싹이 시샘하듯 파릇 파릇 돋곤한다.
새 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몸 부림 같은 건지 모른다.
누가 거역하랴 이 우주의 질서를..
밖으론 한 발자욱도 나가지 않고 칩거했다.
이 런날은, 파전에 동동주 한잔이 딱 좋은데.....
부부가 마주앉아 오손도손 동동주 한잔 할수 있담 얼마나 좋은가?
부럽지만,그런 분위기 접은지 오래다.
자신은 못 마셔도, 마춰줄순 있을텐데.....
와이프가 때론 야속하기도 하다.
-내가 멋없는 남잔가?
와이프가 분위기 모르는 여잔가?
신혼시절의,
그 낭만적인 생활은 꿈만 같다.
-가끔은, 분위기 좋은곳에서 외식도 가끔했고...
음악다방에서 음악에 심취했던 날도 있었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정서도 말라버린거 같아 씁쓸하다.
일상을 무미건조하게 이끈건 내 탓일수도 있다.
바쁘다는 핑게로, 피곤하단 이유로 번번히 거절했으니까.
그게 부메랑으로 돌아올줄이야...
부부가 ,
한 평생을 초심으로 산단 것은 힘들다.
환경과, 세태가 그렇게 지켜주지 못하니까.
변심이라기 보다는 위치가 받춰주지 못한거겠지.
-저기 좋은 식당있던데, 오늘 외식할까?
-나, 약속있어 가봐야 해.
그게,
응어리진 아픔이었을까.
젊었을땐 느긋하던 와이프가 되려 나 보담 더 바쁘다.
-이젠,
좀 느긋하게 여행도 다님서 편히 살자구....
근심할것도 없고, 초조할것도 없잖아?
-됐네요.
난 바빠서 그럴 시간없어요.당신이나 다녀와..
대화가 더 이상 이어질수 없다.
답답한건 나다.
직장생활할땐 왜 그리도 바빴던지 모른다.
집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한게 별로 없는거 같다.
와이프의 비위를 맞춰준단건 생각도 못했지.
그 모든것들이 다 후회가 된다.
-무엇을 찾으려 그렇게도 허둥대고 살았는지....
건강치 못한 와이프.
그게 다 내 책임인거 같다.
보살펴 주지 못한 무성의.
-안 사람이 치매가 든것도 모두 내가 스트레스 준탓이야.
그 직장생활이 뭐라고 그렇게도 매일 출근함서 와이프는
내 몰라라 하고 거들떠 보지도 못했는지...
그게 속으로 응어리가 져서 이렇게 병이된거야.
그건 확실해.
그래서 와이프가 불쌍해서 잘 해주려고 하지만 늦은거지.
<강>과장의 후회스런 푸념이 사실인거 같다.
이젠 철이 든건가?
가끔은,
다정스런 눈길을 보내지만, 차기만 한 와이프.
응어리진 아픔이 아직은 풀리지 않은건가?
봄비 속에서,
다시금 자아를 생각해 봤다.
-바보 처럼 산건지도 모른다.
바보 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