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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34 일째

춘 삼월

 

3월도 말일.

금년도 1분기가 사라져간단 애기.

 

-뭐가 그렇게 아쉬운가?

새털같은 시간들인데...

시간이 빠르게 감은 내가 가는것.

사라져 감은 아쉽다.

 

춘 삼월은,

음력의 3월로 가장 지내기 좋은 호시절을 말함으로

5월 초순까지가 해당된다.

꽃이 피고, 잎이 파랗게 돋아나는 시기.

산에 몸을 맡기는 것 만으로도 엔돌핀이 도는 시기다.

그 즈음,

청계산에 오르면 검은등 뻐꾸기 울음도 들린다.

'홀딱 벗고, 홀딱 벗고..' 음율로 우는 새가 검은등 뻐꾸기란 걸

첨으로 알았다.

그 소릴 듣고서 윤 선배와 맘대로 가사붙여 부르며 킥킥거리곤했다.

 

나 보담 연세도 많고 근엄한 윤 선배.

근무할땐, 그렇게도 차가워 보이고 찬 바람이 나는 냉정한 사람.

-저 사람에겐 도대체 인간미가 없어.

-김형, 잘 모르고 한 소리야.

전혀 그런 사람 아냐...

바로 곁의 태진씨에게 그렇게 흉도 봤지만.......

내내 호감이 가질 않았던 타잎의 상사 윤 선배.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 만으로 표정만으로 평가한단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이란 것을 알게 되었지.

너무도 서민적이고, 인간미가 풍부한 윤 선배.

헌데 왜 현직때는 그렇게 모든것을 숨기고 근엄을 가장(?)했을까?

권위때문?

 

가장 비 호감의 사람이 호감으로 바뀐건 바로 윤선배가 유일하다.

그건,

윤 선배가 바뀐게 아니라, 멀쩡한 사람을 볼줄 모른 아둔한 내 눈이겠지.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이 비로 황사도 깨끗히 씻겨지고, 새파란 잎이 돋았음 좋겠다.

이 비속에서도 혹시나 생존자를 구할수 있울까하는 기대로 천안함에

매달리며 구조할동을 쉬지않고 하는 있는 군 잠수요원들과 이를 지켜보며

피 말리는,

시간을 초조하게 바라보며 눈물조차 말라버린 가족들의 안타까운 가슴.

오늘쯤은,

근심이 환희로 바뀌는 극적인 순간을 기대해 보지만....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지 않을까?

제발 그런 비극은 일어나지 말아야 할텐데....

왠지 불안하고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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