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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행복한 노후

연호형님댁을 찾았다.

추석은 다가오고 뭔가 해야 할거 같아서다.

 

이마트에서 소갈비를 살려고 했고, 선물할거니 포장을 아름답게 해달라했더니

-포장비를 따로 내셔야 해요.

기가 막혔다.

그게 얼마나 된다고 따로 포장비까지 받으려 하는건가?

대 기업일수록 더 무섭다.

-그만 두세요, 기분나빠 취소할래요.

나오고 말았다.

 

이마트 라면 깔끔할거 같고해서 찾았는데 포장비라니...

동네 축산물 대리점에서 샀다.

여긴 그런애긴 없다.

정성껏 포장해 주고 친절하기도 하다.

LA갈비이긴 하지만,두둑하다.

 

형님은 소일거리가 없어 오늘도 외출중.

형수만 저녁준비를 하고 계신다.

-여보, 동생 오셨어요 빨리 와요

전화하는 형수.

 

내가 찾아온다해서 그런건지 모르지만 맛갈난 반찬이 진수성찬이다.

형수의 깔끔한 솜씨는 전부터 아는지라 기대는했다.

역시 그 솜씨는 변하지 않았다.

평생을 이런 분과 해로하시는 형님이 부럽다.

여자가 음식만 잘해도 그건 남자의 복이 아닌가?

 

혈혈단신으로 상경해서 교도관 생활할때,

13평아파트 지만, 안정된 직장과 살림이 똑 부러지는 형수 그리고 세 아들.

더 이상 부럽지 않았는데......

노후는,

그렇게 넉넉한 여유는 없어 보인다.

맏아들 민이가 아직도 직장에 적응못해 백수신세라 신경이 써지곤 한다는것.

명문대 출신인 민이가 왜 반반한 직장을 잡지 못하고 그렇게 방황하는지...

그게 괴롭단다.

40대 중반의 자식이 그렇게 놀고 있으면 부모의 입장에선 얼마나 가슴답답하겠는가?

 

형님의 성격은 너무도 온순하다.

좀 우유부단할까?

그런 성격때문에 민이가 그런건 아닌지....

두째만 안정된 생활할뿐 막내도 아직도 제대로 된 직장을 잡지 못해 방황할뿐 아니라 결혼도 미루고

있는 처지라 답답하단다.

 

저녁늦게까지 오랫만에 추억을 애기했다.

바로 어제 일같은데 몇십년이 흘렀는가?

늘 정도를 걷던 형님이 어느날 술집에서 자고 오자 울며 불며 사니 죽느니 하면서 요란을 떨던 형수.

아파트에서  뛰어 내린다 해서 그걸 막느라 손에 땀을 쥔 기억에 모두들 웃었다.

-당신 그때 바람한번 피우고 정말 식은 땀 났죠?

-그냥 술집에서 늦어서 자고 온건데 그걸 바람피었나 하니 얼마나 답답하던지...

-피....

누가 그걸 믿어.

-쓸데없은 소리 말고....

 

더도 말고 그 당시의 모습대로만 행복한 노후를 보내면 좋은데 그게 아니라 안타깝다.

자식의 일은 부모가 어떻게 하겠는가?

그게 다 복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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